
대한간호협회가 신규간호사 채용 과정의 과열 경쟁을 막고 공정한 채용 문화를 만들기 위해 추진한 ‘동기간 면접제’의 참여율이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3곳 가운데 12개 병원만 동기간 면접제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참여 의사를 밝혔던 병원들 가운데 일부는 내부 채용 일정 변경 등을 이유로 참여를 철회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동기간 면접제는 같은 시기에 여러 병원이 면접을 진행하도록 하여 특정 병원에 먼저 합격한 지원자가 다른 병원의 면접까지 계속 보는 현상을 줄이고, 병원 간 과열 경쟁을 완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되었습니다. 제도의 취지만 놓고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지원자는 여러 상급종합병원에 동시에 합격한 뒤 최종 선택을 미루면서 다른 병원의 채용 일정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었고, 병원 입장에서도 채용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정말 신규간호사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다른 생각도 듭니다.
동기간 면접제가 시행되면 여러 병원의 면접 일정이 겹치게 됩니다. 결국 지원자는 현실적으로 한두 곳 정도만 선택해서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문제는 모든 병원에 지원한다고 해서 모든 병원에 합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 A병원과 B병원만 지원했는데 모두 불합격한다면, 다른 상급종합병원의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사실상 다음 채용 시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반면 기존처럼 병원별 면접 일정이 달랐다면 A병원 결과가 좋지 않아도 이후 C병원, D병원에 다시 도전할 기회가 있었을 것입니다. 즉, 과열 경쟁을 줄인다는 목적과는 별개로 학생들의 선택권과 도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 채용 방식에도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있습니다.
한 지원자가 A병원, B병원, C병원에 모두 합격한 뒤 최종 결정을 늦추거나,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는 사례는 병원 입장에서도 인력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복 합격을 줄이는 것’과 ‘면접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선택권은 보장하면서도 병원의 채용 일정과 웨이팅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신규간호사 채용 제도의 목적은 병원의 편의만이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과열 경쟁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도전 기회까지 줄어드는 방향이라면 제도의 취지를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