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 2026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종아리가 아프고, 잠시 쉬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험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습니다. 특히 흡연,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 PAD)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말초동맥질환(PAD)이란?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 PAD)은 심장이나 뇌 이외의 말초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 공급이 감소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하지 동맥에서 발생하며, 가장 흔한 원인은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입니다.

혈관 안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플라크(Plaque)가 형성되면 혈관이 점차 좁아지고 다리 근육과 조직으로 공급되는 혈액과 산소가 감소하게 됩니다.

플라크 축적 → 동맥 협착 → 혈류 감소 → 조직의 산소 공급 감소 → 통증 및 조직 손상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지만 혈관 협착이 진행되면 걸을 때 다리가 아픈 간헐적 파행(Intermittent Claudication)이 대표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말초동맥질환의 위험요인

PAD의 주요 위험요인은 죽상동맥경화증을 촉진하는 요인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흡연
  • 당뇨병(Diabetes Mellitus)
  • 고혈압(Hypertension)
  •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
  • 고령
  •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 비만 및 운동 부족
  •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특히 흡연과 당뇨병은 PAD의 중요한 위험요인이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PAD 환자는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다리 혈관의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3. 대표적인 증상 – 간헐적 파행

말초동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 간헐적 파행(Intermittent Claudication)입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걷거나 운동을 하면 다리 근육의 산소 요구량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좁아진 동맥을 통해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면서 통증이나 불편감이 발생하게 됩니다.

특징적인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걸을 때 종아리, 허벅지 또는 엉덩이에 통증이 발생함
  • 일정한 거리 이상 걸으면 증상이 반복됨
  • 잠시 쉬면 증상이 완화됨
  • 다시 걸으면 통증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음
  • 통증뿐 아니라 작열감, 무거움, 조이는 느낌, 피로감이나 허약감 등으로 나타날 수 있음

즉,

운동 → 근육의 산소 요구량 증가 → 혈류 부족 → 통증 발생 → 휴식 → 산소 요구량 감소 → 통증 완화

의 과정을 보입니다.

4. 그 밖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질환이 진행되면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① 피부와 다리의 변화

혈액 공급이 장기간 감소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다리나 발이 차갑게 느껴짐
  • 피부가 얇고 매끄럽거나 반들반들하게 보임
  • 다리의 털이 감소함
  • 근육이 위축됨
  • 발톱의 성장이나 모양이 변함
  • 발이나 발가락의 상처가 잘 낫지 않음

② 맥박 감소

다리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발등이나 발목 등에서 말초 맥박이 약해지거나 만져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③ 상처와 궤양

혈액 공급이 부족하면 작은 상처도 잘 회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질환이 심하게 진행되면 허혈성 궤양(Ischemic Ulcer)이나 조직 괴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④ 심한 경우 휴식 시에도 통증

혈류가 매우 심하게 감소하면 걷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발이나 발가락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쉬고 있는데도 발이 심하게 아프거나 상처가 낫지 않는 경우에는 진행된 하지 허혈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료기관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5. 말초신경병증과의 차이

PAD 환자,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는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말초신경병증에서는

  • 감각 저하
  • 저림
  • 따끔거림
  • 찌르는 듯한 통증
  • 타는 듯한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말초신경병증 자체가 PAD의 전형적인 증상인 것은 아닙니다. 혈류 부족으로 발생하는 간헐적 파행과 신경 손상으로 발생하는 말초신경병증은 원인이 다르므로 구분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6. 말초동맥질환의 진단

진단에서는 먼저 환자의 증상과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다리의 상태와 맥박을 평가합니다.

신체검사

의료진은 다리의 피부 상태와 온도 등을 확인하고 주요 동맥의 맥박을 촉진합니다.

대표적으로

  • 대퇴동맥(Femoral artery)
  • 슬와동맥(Popliteal artery)
  • 후경골동맥(Posterior tibial artery)
  • 족배동맥(Dorsalis pedis artery)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목-상완지수(ABI)

PAD 진단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검사 중 하나가 발목-상완지수(Ankle-Brachial Index, ABI)입니다.

발목에서 측정한 수축기 혈압을 팔에서 측정한 수축기 혈압과 비교합니다.

ABI = 발목 수축기 혈압 ÷ 상완 수축기 혈압

일반적으로 ABI ≤ 0.90이면 PAD를 시사합니다.

다만 당뇨병이나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는 혈관 석회화로 동맥이 잘 압박되지 않아 ABI가 실제보다 높게 측정될 수 있으므로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상태에 따라 도플러 초음파, CT 혈관조영술(CTA), MR 혈관조영술(MRA), 혈관조영술 등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7. 말초동맥질환의 치료

치료의 목표는 단순히 다리 통증을 줄이는 것만이 아닙니다.

보행 능력과 삶의 질을 개선하고, 다리의 조직 손상을 예방하며, 심근경색·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위험요인 관리

가장 기본적인 치료입니다.

  • 금연
  • 혈압 관리
  • LDL 콜레스테롤 관리
  • 당뇨병 관리
  • 적정 체중 유지
  • 건강한 식습관
  • 규칙적인 운동

특히 흡연자는 금연이 매우 중요합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스타틴 등의 약물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혈압과 당뇨병 역시 환자의 상태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여 관리합니다.

혈압 <130/80 mmHg, LDL <70 mg/dL, HbA1c <7%와 같은 수치는 많은 고위험 환자에서 고려되는 목표이지만, 모든 PAD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동반 질환과 전체 심혈관 위험도에 따라 의료진이 개별적으로 목표를 설정합니다.

② 운동치료

운동은 간헐적 파행 증상을 개선하는 중요한 치료 방법입니다.

걷다가 중등도의 통증이 나타나면 잠시 쉬고, 증상이 감소하면 다시 걷는 방법을 반복합니다.

일반적으로 주 3회 이상, 회당 30~45분 정도의 보행운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이 활용됩니다.

단, 진행된 허혈이나 발의 궤양 등이 있다면 무조건 걷기 운동을 시작하기보다 의료진과 운동 가능 여부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③ 약물치료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은 약물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항혈소판제(Antiplatelet Agents)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혈전성 심혈관 사건의 위험을 낮추는 데 사용됩니다.

Cilostazol
간헐적 파행 환자의 보행 거리와 증상을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흔히 항응고제로 오해하기 쉽지만, 정확하게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PDE-3 억제제입니다. 특히 심부전 환자에게는 사용하면 안 되는 약물이므로 반드시 의료진의 처방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Pentoxifylline
적혈구의 유연성 및 혈액의 유동성과 관련된 작용을 하지만, 현재 PAD의 간헐적 파행 치료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일반적으로 핵심 치료제로 권고되지는 않습니다.

8. 혈관재개통술(Revascularization)

약물치료와 운동치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을 제한할 정도로 증상이 지속되거나, 혈류 부족으로 조직 손상의 위험이 큰 경우에는 혈관재개통술(Revascularization)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혈관 내 치료(Endovascular Treatment)
좁아진 혈관에 카테터를 삽입한 뒤 풍선으로 확장하는 경피적 혈관성형술(PTA)을 시행하고 필요한 경우 스텐트를 삽입합니다.

② 우회술(Bypass Surgery)
막힌 혈관을 우회하여 혈액이 흐를 수 있도록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입니다.

③ 절단술(Amputation)
절단술은 일반적인 PAD 치료 방법이라기보다, 심각한 조직 괴사나 조절되지 않는 감염 등으로 사지를 보존하기 어려운 경우에 고려되는 최후의 치료 방법입니다.

9. 이런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진료받으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은 다리의 혈액 공급이 심각하게 감소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가만히 있어도 발이나 발가락이 지속적으로 아픔
  • 발의 상처나 궤양이 잘 낫지 않음
  • 발가락이나 피부가 검게 변함
  • 한쪽 다리가 갑자기 차갑고 창백해짐
  • 갑자기 다리에 심한 통증이 발생함
  • 다리의 감각이나 움직임이 갑자기 감소함

특히 갑작스러운 통증, 창백함, 맥박 소실, 감각 이상, 마비, 차가움 등이 나타난다면 급성 하지허혈(Acute Limb Ischemia) 가능성이 있으므로 응급 평가가 필요합니다.


핵심 정리

말초동맥질환(PAD)은 주로 죽상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다리 동맥이 좁아지면서 혈액과 산소 공급이 감소하는 질환입니다.

죽상동맥경화 → 혈관 협착 → 다리 혈류 감소 → 간헐적 파행 → 심한 경우 궤양·조직 괴사

따라서 단순히 다리 통증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금연, 운동, 혈압·혈당·LDL 콜레스테롤 관리와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전신의 심혈관 위험을 함께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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